1) 영화 산업의 급속한 발전
출현 20년 만에 영화는 급속한 발전을 이루었다. 1895년에 단순히 신기한 것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 1915년에는 확고한 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출현 초기의 영화들은 1분 이내의 길이에 종종 하나의 단일 숏으로 구성된, 움직이는 스냅사진 이상은 아니었다. 1905년경에 영화는 관례적으로 5분에서 10분 사이의 길이로 늘어났으며, 이야기를 전달하거나 주제를 분명히 하기 위하여 장면과 카메라 위치의 변화를 이용했다. 1910년대 초, 최초의 ‘장편’ 영화의 출현과 함께, 복잡한 서사를 다루는 데 필요한 새로운 관습들이 점차 등장했다. 이 시기에 또한 영화의 제작과 상영은 대규모 산업이 되었다.
영화는 노래, 혹은 서커스 연기에서 환등기 쇼에 이르는 다른 다양한 볼거리 프로그램 중간에 끼워 보여 주는 호기심거리가 더 이상 아니었다. 대신, 영화 상영 전용의 전문적인 장소가 생겨났으며 대도시에 기반을 둔 수많은 대규모 제작사와 배급사가 이런 곳에 영화를 공급했다. 이들 영화사들은 처음에는 해외 도처의 상영업자들에게 필름을 팔았지만 점차 임대하게 되었다. 1910년대를 거치면서 영화 공급의 중심지는 파리, 런던, 혹은 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 곧 할리우드로 옮겨졌다.
2) 할리우드의 급부상
1890년 중반에서 1910년 중반에 이르는 이 시기 영화는 때때로 ‘할리우드 이전’ 영화라 언급되는데, 이는 제1차 세계 대전 이후에 세계적인 주도권을 확고히 한,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미국 영화 산업을 염두에 둔 말이다. 이 시기는 또한 ‘전 고전기 pre-Classic’라고 기술되어 왔는데, 견고해진 일련의 ‘고전적’ 내러티브 관습들이 1920년대 이래로 세계 영화에서 차지하게 되는 역할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용어들은 초창기의 영화들이 단순히 할리우드와 그에 따른 고전적 양식의 전조로서만 존재했다는 것을 암시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 사용에 주의를 요한다. 사실, 영화 초창기에 주도적이었던 영화 제작 양식이 전적으로 나중에 할리우드, 혹은 고전적 양식으로 대체된 것은 아니었으며, 심지어는 미국 내부에서도 그러했다. 많은 영화들은 이후 오랜 세월 동안 할리우드 이전, 혹은 적어도 비할리우드 방식을 계속 유지했다. 그러나 1906년 혹은 1907년 이래로 일어났던 영화 발전의 많은 부분이 영화 형식과 산업적 측면에서 이후의 할리우드 시스템을 위한 기반이 되었다고 보는 것은 틀린 주장이 아니다.
첫번째 시기는 영화의 출현에서 대략 1906년에 이르는 두 시기로, 이 시기의 영화를 ‘초창기 영화’라 부르겠다. 두 번째 반인 1907년 이후부터 1910년대 중반에 이르는 시기를 ‘과도기’라고 규정할 수 있는데 초창기 영화의 특징적인 양식과 그 후의 양식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크게 말한다면, 초창기 영화는 매우 직접적인 재현 양식들의 사용으로 구별되며, 사진과 연극 등의 기존 관습에 크게 의존한다. 본질적으로 영화적인 관습이 실제 발전하기 시작하고 영화가 다른 것과 구별되는 형태의 서사적 환영 narrative illusion을 창조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게 되는 것은 바로 과도기적 시기에 들어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