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국의 위치
세기의 문턱에서 영국은 세 번째로 중요한 영화 제작 국가였다. 1894년 영국에 에디슨의 키네토스코프가 처음 소개되었으나 에디슨이 장치에 대한 해외 특허를 예외적으로 획득하지 못했기 때문에, 영국인 R.W. 폴은 법적으로 보호받지 않는 관람 기계를 정당하게 모방할 수 있었으며 런던 얼스 코트 전시관에 15대의 키네토스코프를 설치했다. 에디슨이 영화 공급을 중단함으로써 뒤늦게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고자 했을 때 폴은 자신이 직접 영화 제작에 착수했다. 필요한 기술 관련 전문 지식을 제공해 왔던 버트 에이커스와 연계하여 폴은 1899년 런던 북부에 영국 최초의 스튜디오를 열었다. 초기 영국 영화의 또 다른 주요 영화 제작자인 세실 헵워스는 1900년 런던에 있는 자신의 집 뒤뜰에 스튜디오를 세웠다. 1902년 즈음, 브라이튼은 소위 브라이튼파의 주요 인물 가운데 두 사람으로 각자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던 조지 앨버트 스미스와 제임스 윌리엄슨 등에 힘입어 영국 영화 제작의 중심지가 되었다.
(2) 제작사들의 변화
이 시기의 제작, 배급, 상영 관행은 이후 전환기 시디에 갖추게 되는 영화들과는 상당히 달랐다. 영화 산업은 아직까지 대규모 자본주의 기업들의 특징이 되는 전문화와 분업에 이르지 못했다. 영화 초창기에 제작, 배급, 상영 등 모든 것은 영화 제작사들의 독점적인 영역이었다. 뤼미에르의 순회 카메라맨들은 영화의 촬영, 현상과 영사를 위해 다양한 용도를 지닌 시네마토그라프를 이용했다. 반면에 에디슨과 바이오그래프 영화사와 같은 미국 회사들은 통상적으로 영사기와 필름, 심지어 영사 기사까지 당시 주요 상영 장소가 되었던 보드빌 극장에 공급했다. 더욱이 미국, 영국, 독일에서 빠르게 등장했던 독립적인 순회 흥행사들 때문에 영화 배급이란 건 존재하지 않았다. 영화 제작사들은 필름을 대여하기보다는 판매했으며, 이것은 영화 역사의 시작 10년이 지날 때까지 상설적인 상영 장소의 발전에 저해 요인이 되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특징이 되는 엄격한 분업과 일관 작업 assembly line관행과는 다르게 이 시기의 영화 생산은 생산적 위계질서 hierarchy가 아니었으며 단순 협업적이었다. 가장 유력한 초기 영화감독 가운데 한 사람인 에드윈 포터는 처음에는 영사 기사로 고용되어 일하다가 나중에 독립 배급업자가 되었다. 포터는 1900년 에디슨 영화사에 들어가 처음에는 기계공, 나중에는 제작의 수장이 되었다.
[에드윈 포터의 사진]
(3) 무대 연출
그는 명목상의 지위에도 불구하고 촬영과 편집의 기술적 측면들만을 통제했던 반면, 연극 경력이 있는 다른 에디슨의 피고용인들은 배우의 연기 연출과 무대 연출 mise-en-scene을 책임졌다. 미국의 다른 스튜디오들도 유사한 역할 설정을 시행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타그래프 영화사의 경우, 블랙튼과 스미스는 한 영화에서는 한 사람이 연기를 맡고, 다른 한 사람은 촬영을 맡았다가 그다음 영화 때에는 역할을 반대로 바꾸는 등 카메라 앞과 뒤의 책무들을 번갈아 가며 맡았다. 유사한 방식으로 브라이튼파에 속한 영화인들은 자신의 영화 제작사를 소유했으며 카메라맨으로서의 역할도 맡았다. 조르주 멜리에스 또한 자신의 회사를 경영하면서 직접 카메라 크랭크를 돌리는 일을 제외하고 실제 대본 쓰기, 세트와 의상 디자인, 트릭 효과 고안, 그리고 이따금씩의 연기 등 모든 작업을 했다. 영화의 실제적 촬영의 모든 측면을 책임지는 현대적인 의미에 따른 최초의 진정한 감독은 1903년 바이타그래프 영화사에서 도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픽션 영화 제작의 증가로 요청되었던 바는, 한 개인이 책임지고 영화의 서사적 발전과 개별 숏들 사이의 연결에 대해 통일된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