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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역사 20) _ 1894~1902년도/뤼미에르의 연출, 조르주 멜리에스의 연출

by 멍뭉이헤븐 2023.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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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894~1902/3년도

;이 시기 가장 중요한 프랑스 영화 제작자들인 뤼미에르 형제와 멜리에스의 작업은 단일 숏 영화에 관한 모범적인 관습들의 예를 제공한다. 1895년 12월 뤼미에르 형제가 상영한 영화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약 50초 길이의 ‘역에 도착하는 기차’ 일 것이다. 고정된 카메라는 기차가 역에 정차하는 것과 승객이 내리는 것을 보여 주며, 영화는 대부분의 승객이 숏에서 사라질 때까지 지속된다. 출처가 불분명한 소문에 따르면, 앞으로 달려오는 영화 속 기차가 무서워 관객들은 피신하기 위해 의자 밑으로 숨기도 했다. 뤼미에르의 다른 영화인 ‘공장에서 퇴근하는 근로자들’은 관객에게 이보다는 덜 무서운 영화였다. 근로자들은 전체 모습은 물론, 이들이 빠져나오는 격납고같이 생긴 높은 문을 포착하기 위해 피사체로부터 충분히 거리를 둔 눈높이의 카메라는 문이 열리고 그 안의 사람이 쏟아져 나와 프레임 양쪽으로 흩어지는 것을 관찰한다. 영화는 대략 이 모든 사람이 사라지는 시점에서 끝난다. 당시의 기사들에 따르면, 이상의 영화들을 포함해 뤼미에르 형제의 영화들이 관객을 매혹했던 것은 관심을 끌게 하는 황홀한 사건을 묘사했기 때문이 아니라 현대의 관객이 보면 거의 주목의 대상이 아닌 우연적인 작은 부분, 즉 아기가 아침을 먹고 있을 때 그 배경에서 나뭇가지가 가볍게 흔들리는 모습, 배가 항구를 떠날 때 바닷물에 너울거리며 비치는 햇살 등을 통해서였다. 초창기의 영화 관객은 스토리를 요구하지 않았으며, 살아 있는 사물이나 살아 있지 않은 사물의 움직임이 단순히 기록되고 재현된 것에 무한한 매력을 느꼈다. ;

[뤼미에르 형제의 '열차의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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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뤼미에르 형제의 색다른 연출

;그러나 뤼미에르 형제는 시네마토그라프의 첫 공개에서 ‘물에 젖은 물 뿌리는 사람’이라는 일종의 스토리 영화를 포함시켰다. 마치 카메라가 없는 경우에도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사건들을 묘사했던 뤼미에르 형제의 다른 작품과는 달리 유명한 이 영화는 카메라를 위한 특별한 장면을 연출했다. 정원사가 잔디에 물을 뿌린다. 소년은 물이 나오지 않도록 호스를 밟는다. 정원사는 이상하다는 듯이 호스의 입구를 들여다보고 소년이 발을 치웠을 때 다시 물이 나와 정원사에 뿜어진다. 정원사는 소년을 쫓아가 잡아서 때린다. 영화는 당시의 표준이었던 타블로 taleau스타일에 정지된 카메라로 촬영되었다. 눈여겨볼 중요한 점은 벌을 피하려는 소년이 프레임 밖으로 나가고 정원사가 쫓아 나가 화면이 2초간 비는 순간이다. 현대의 영화 제작자라면 등장인물들을 따라 팬을 하거나 화면을 바꿔 그 프레임에서 밖에서 벌어지는 행동을 포착했을 것이다. 그러나 뤼미에르 형제는 두 가지 가운데 어느 것도 하지 않았고, 스토리의 인과성과 시간성에 우선하여, 카메라 전면의 사건의 공간을 보존하는 상징적인 사례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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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조르주 멜리에스의 연출

;뤼미에르 형제와는 달리 조르주 멜리에스는 카메라를 대상으로 사건을 연출하면서 항상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했고, 그의 영화는 ‘실제 세계’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환상적인 사건을 보여주었다. 비록 그의 모든 영화들이 당시의 표준인 타블로 양식을 따르고 있지만 그것들은 또한 마술적으로 나타나거나 사라지는 것들로 가득 찼다. 이것은 촬영 감독들이 흔히 말하는 ‘정지 동작stop action’ 촬영을 통해 달성되었는데, 촬영 중이던 카메라를 정지시키고 배웅을 새로 숏에서 들어오게 하거나 혹은 빠져나가게 한 후 다시 촬영을 하여 등장인물이 갑자기 사라지거나 나타나는 환영을 창조하는 것이다. 멜리에스의 영화들은 영화학자들이 초창기 영화적 양식이 갖고 있다는 연극성에 대해 논쟁을 벌이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 이전까지 학자들이 정지 동작 촬영 효과가 편집이 필요 없는 작업이고 그래서 멜리에스의 영화를 단순히 ‘촬영된 연극’이라고 생각했던 반면에, 실제 네거티브 필름의 조사를 통하여 밝혀진 것은 갑자기 다른 장면으로 바뀌는 치환 효과 substituation effect가 실제로는 촬영이 아닌, 필름을 잘라 이어 붙이기, 즉 편집을 통해 제작되었다는 점이다. 멜리에스는 또한 한 숏 위에 다른 숏을 겹치는 방법을 통해 이미지를 조작했기 때문에 많은 영화들은 연극보다는 19세기에 개발된 사진적인 장치와 연관된 방식으로 공간을 재현했다. ‘1인 밴드(1900)’와 ‘음악광(1903)’같은 영화들은 한 숏에 다른 숏을 쌓아 올림으로써 달성된 단일한 이미지(이러한 경우 멜리에스 자신)의 영화적인 조작을 두드러지게 보여준다.

;이러한 카메라 전면의 사건 공간의 영화적인 조작에도 불구하고 멜리에스의 영화들은 많은 측면에서 과도하게 연극적인 것으로, 스토리를 마치 무대 위에서 공연되는 것인 양 보여준다. 이것은 1907년 이전 시기에 제작된 많은 픽션 영화들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카메라는 프로시니엄 아치의 시야를 모방했을 뿐만 아니라 영화는 색칠한 플랫flat과 ‘무대’ 앞 사이의 폭이 좁은 연기 공간에서 장면을 연출했으며 등장인물들은 무대의 양옆 공간이나 뚜껑 문을 통해 등장했다. 멜리에스는 1907년의 어떤 기사에서 자신의 스튜디오의 촬영 공간이 ‘극장의 무대와 정확히 같게 건축되고 뚜껑문, 좁은 통로, 수직 장식물 등이 완비된’ 연극 무대를 본뜬 것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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