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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역사 22) _ 1902~1907년도 영화/ 새로운 수단 모색

by 멍뭉이헤븐 2023.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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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1902/3~1907년 시기의 영화

이 시기에는 복수 숏의 영화들이 예외라기보다는 정례로서 등장했으며, 영화는 더 이상 개별 숏을 독립적인 의미 단위로 다루지 않고 숏들을 서로 연결했다. 그러나 영화 제작자들은 선형적인 서사적 인과성 linear narrative casualty을 구축하거나 시간과 공간의 맥락을 분명하게 확립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사건의 중대한 시점을 포착하고 강조하기 위해 숏들의 연쇄를 이용했을 것이다. ‘볼거리로서의 영화’에 걸맞게 그 편집 의도는 서사의 발전을 정교하게 하기보다는 시각적인 쾌락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이 시기에 사용된 가장 강력한 편집 장치의 하나는 행동의 중복overlapping action이었다. 이는 카메라 앞의 공간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중요한 행동을 궁극적으로 두 번 보여 줌으로써 그 행동을 강조하려는 영화 제작자들의 욕구에서 비롯된 결과였다. 아마도 1902년에 가장 유명한 영화인 조르주 멜리에스의 ‘달세계 여행’에서 우주선의 달 착륙은 2개의 숏으로 반복된다. ‘우주’에서 보이는 그 첫 번째 숏에서 우주선은 달에 있는 남자의 눈에 부딪치고 남자의 싱긋 웃는 표정은 찡그림으로 변한다. ‘달의 표면’에서 보이는 두 번째 숏에서 우주선은 다시 한번 착륙한다. 똑같은 행동을 두 번 보여 주는 이 두 숏들은 현대 관객을 당황하게 할 수 있다. 편집을 통한 이러한 액션의 반복은 같은 해에 에디슨 영화사의 에드윈 포터가 연출한 미국 영화 ‘농장에서 그들이 그것을 하는 방법 How They Do Things on the Bowery’에서도 보인다. 성난 웨이터가 돈을 지불할 수 없는 손님을 내쫓는다. 실내 숏에서 웨이터는 남자를 밖으로 밀쳐 버리고 이어서 그의 가방을 던져 버린다.

그다음 실외 숏에서 손님은 레스토랑으로부터 나오는데 곧 가방도 던져진다. 1904년의 바이오그래프 영화 ‘과부와 유일한 남자The Widow and the Only Man’의 경우에 행동의 중복은 실내와 실외의 사건들을 포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똑같은 사건을 두 번 보여 주기 위해 사용된다. 그러한 첫 번째 숏에서 여자는 구혼자의 꽃다발을 받고 고마워하듯 냄새를 맡는다. 이다음 ‘매치 컷Match cut’이라기보다는 좀 더 근접한 숏은 여자가 똑같은 행위를 정확하게 반복하는 것을 보여 준다.

[ 조르주 멜리에스의 '달세계 여행' ]

(2) 영화 제작자들의 새로운 수단 모색

행동의 중복이 숏들을 연결하는 일반적인 수단이었던 상황에서 이 시기의 영화 제작자들 또한 시간과 공간의 맥락을 설정하는 다른 수단들을 실험했다. 그러한 것의 한 예를 ‘달세계 여행’에서 찾을 수 있다. 달에 도착한 후 대담무쌍한 프랑스 탐험가들은 비우호적인 외계인들(바로 그 시기에 프랑스인들이 자신들의 식민지들에서 직면하고 있었던 ‘호전적인 현지인들’을 현저하게 닮았다)을 만난다. 탐험가들은 우주선으로 도주하고 지구로의 안전한 귀환을 서두른다. 그들의 귀환은 4개의 숏으로 20초의 상영 시간 동안 진행된다. 그 첫 번째 숏에서 우주선은 화면의 밑 부분에서 퇴장하면서 달을 출발한다. 두 번째 숏에서 우주선은 화면의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움직인다. 세 번째 숏에서 우주선은 화면의 위쪽에서 바다 쪽으로 이동하고, 네 번째 숏의 경우 우주선은 수면에서 수중의 바닥으로 움직인다. 이 시퀀스는 오늘날 행해지는 방식과 상당 부분 비슷하게 촬영되었다. 여기에서 우주선의 이동은 방향의 연속성 direction continuity이란 관습을 따르고 있는데, 이것은 사물이나 인물은 한 숏에서 다른 숏으로 이어질 때 계속해서 똑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일관성 있는 움직임은 개별 숏들 사이의 시간과 공간적 맥락을 설정하는 데 기여한다. 그러나 현대 영화 제작자들이라면 한 숏에서 다른 숏으로 직접 연결했을 텐데, 멜리에스는 숏들을 오늘날 시간적인 생략을 의미하는 장면 전환 장치인 디졸브 dissolve로 연결했기 때문에 이 시퀀스는 여전히 현대의 관객에게는 혼란스러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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