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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역사 24)_ 볼거리로서의 영화, 서사적 영화, 환등기의 영향

by 멍뭉이헤븐 2023.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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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볼거리로서의 영화

현재는 사고와 정서의 외면화를 의미한다고 여겨지는 영화 속 등장인물의 시점에 가까운 숏의 경우에도 이 시기에는 서사적 정보보다는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을 가졌다. 브라이튼파의 혁신적인 영화 제작 사례인 ‘할머니의 돋보기 Granma’s Reading Glasses’(G.A. 스미스, 워릭 무역회사, 1900)에서 그 예를 찾을 수 있다. 영화에서 어린 소년은 할머니의 돋보기를 통해 다양한 사물과 시계, 카나리아, 새끼고양이 등을 바라보며, 이것들은 클로즈업으로 삽입된다.

[Granma`s Reading Glasses]

‘음탕한 구둣방 점원The Gay Shoe Clerk’(에디슨/포터, 1903)에서 신발 가게 직원은 여성 고객을 유혹한다. 삽입 숏은 그녀가 치마를 아슬아슬하게 들어 올렸을 때의 발목을 보는 점원의 시점에 가깝다. 이러한 인서트 클로즈업은 ‘볼거리로서의 영화’가 제공하는 시각적 쾌락의 예일뿐만 아니라 여성의 육체에 대한 초창기 영화의 관음증적인 시선이다. 그 주된 목적이 서사적인 발전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숏들은 영화 속 등장인물에서 비롯되고 있기 때문에 ‘사전꾼 소굴 습격’과 ‘대열차 강도’에서 보이는 동기 부여가 전혀 없는 근접 숏들과는 차이가 있다.

(2) 서사적 영화의 태동

1907년 이전의 ‘볼거리로서의 영화’가 취하는 편집 전략은 통일성 있는 선형적 서사를 말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1차적으로 시각적 쾌락을 강화화기 위해서 고안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영화들의 많은 수는 비록 간단하지만 스토리를 말했고 관객은 시각적인 즐거움뿐만 아니라 확실히 서사적인 즐거움까지 누렸다. 시공간적 맥락과 선형적 구사를 구축하기 위한 의도적인 전략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초창기의 관객은 비록 현재의 관객이 보기에 전혀 통일성이 없을 것 같은 그런 영화들의 의미를 이해해 낼 수 있었다. 이것은 ‘볼거리로서의 영화’에 속하는 영화들이 해당 영화의 바탕이 되었던, 혹은 간접적으로 연관성이 있었던 다른 텍스트들에 대한 관객의 지식에 크게 의존했기 때문이다. 초창기 영화 제작자들은 사실 매체 안에서 의미를 창조하는 법을 습득했지만 진공 속에서 작업하지는 않았다. 영화는 그 유아기에 다른 형태의 대중오락물의 서사적 관습과 시각적 관습을 상당히 끌어다 쓰면서 이 시기의 풍부한 대중문화에 그 뿌리를 깊숙이 박고 있었다. 1907년 이전 영화들에 대해 ‘비영화적이며’ 과도하게 연극적이라는 비난도 있어 왔으며, 실제 멜리에스와 같은 영화 제작자들은 비드라마적인 연극적 관행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전환기를 통해 영화의 길이가 길어지게 되었을 때 그 영감의 중요한 원천이 되기는 했지만 당시 대다수의 길이가 긴 연극 드라마는 1분 미만의 필름으로 시작된 새로운 매체에는 적당한 모델이 아니었다. 최초의 에디슨 키네토스코프가 여실하게 보여 주듯이 보드빌이 초창기 영화의 가장 중요한 원천이 되었다. 당시 보드빌은 서로 연관성이 없는 공연들로 다채롭게 구성되었고 스토리 발전에는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최초의 영화 제작자들은 멜로드라마와 (대사보다는 시각적 효과를 강조하는) 팬터마임, 환등기쇼, 만화, 정치 풍자와, 신문, 이미지가 있는 노래 슬라이드 등과 같은 매체에 의존했다.

(3) 환등기의 영향

환등기, 즉 종종 등불을 조명으로 사용하는 초기 형태의 슬라이드 영사기는 영화에 특별한 영향을 준 것으로 밝혀졌다. 환등기의 관행은 ‘활동사진motion pictures’의 영사를 가능하게 했으며, 이는 시간과 공간의 영화적 재현에 전례를 만들었다. 순회 상영업자들이 활용했던 환등기들은 종종 특별 제작된 슬라이드들 사이에서 움직임을 산출하기 위한 정교한 지레와 도르래 시스템을 갖췄다. 슬라이드 홀더를 통해 느리게 당겨지는 긴 슬라이드는 영화상의 팬 pan에 상당하는 것을 산출했다. 같은 환등기에 장착된 2개의 슬라이드 홀더는 그 조작자들이 슬라이드들을 빠르게 전환시킴으로써 디졸브를 산출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2개의 슬라이드의 이용은 또한 ‘편집’을 가능하게 했는데 조작자들은 롱 숏에서 클로즈업으로 실외에서 실내로, 인물에서 인물이 보는 사물로 연결할 수 있었다. ‘할머니의 돋보기’는 사실 환등기 쇼에서 비롯되었다. 미국인 버튼 존스와 존 스토다드 등과 같은 순회 상영업자들이 제공했던 환등기를 이용한 강연은 기차 영화와 여행 영화의 전례가 되었다. 환등기 강연의 이미지들은 종종 기차를 보여 주는 실외 장면, 기차 안 여행자를 보여 주는 실내 장면, 풍경을 보여 주는 장면, 그리고 흥미로운 사건을 보여 주는 장면 등을 번갈아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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